수많은 팬들의 환호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연호되고 제 손짓, 눈빛, 말 한마디에 자지러지는 그 열기속에서 느껴지던 그 뭉글뭉글하고 뜨겁던 감각, 무어라 형용하기 오묘하던 두근거림과는 분명 달랐다. 닮았지만 달랐다. 두리뭉실하고 부들부들해서 구름위에 떠 있는 기분보다는 좀 더, 가늘고 예리한것이 저를 관통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 관통상을 중심으로 무언가 스멀스멀 퍼져가는 기분이랄까, 시적 표현을 종종 쓰는 저의 뛰어난 어휘력으로도 딱 이거다! 하고 정확히 정의내릴 수 없는 그런 감각에 어쩐지 난해한 과제라도 받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토도…상?"

"어,아,아. 노래 잘 들었다 안경소년. 굉장히 좋은 목소리를 가졌어. 못생겼다는 말, 취소하지."

여운에 잠기어 넋이라도 나갔던 모양인지 대기실 문 앞에서 멀뚱히 서있던 제 곁에 다가온-정확히는 대기실에 들어가려고 왔을뿐인-작은 녀석에 흠칫 놀라 잘 갈무리되지 않는 표정을 애써 태연하게 웃는 얼굴로 만들어보였다. 그리고 반쯤은 무의식적인 말들이 멋대로 흘러나왔다. 제 의도와 틀린말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멋대로는 아니었지만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다시피 했으니 멋대로라면 멋대로였다. 

안경너머의 동그란 눈이 연신 깜빡이며 당황한 티를 내다 저를 인정하는 칭찬의 말에 크게 흡뜨여지고, 기쁜듯 반짝임이 더해지는 모양새가 어쩐지 귀여웠다. 방금전의 공연으로 열기가 옅게 남아있던 뺨이 좀 더 불그스름하게 상기되어 호선을 그리는 입꼬리를 감출 줄 모르는 얼굴이 정말로 순수하다, 그리 느껴졌다. 아니, 이 아이는 확실히 요즘 아이돌들 사이에서 드물정도로 무척이나 순수한 아이임에 분명했다. 맑고 푸른 시선이 흡사 사람 손을 타지 않은 깊은 산속의 샘물같아서 이보다 더 올곧을 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순수하고, 아름다웠다. 마키쨩의 직속 후배라며 방송국 어딘가에서 잠시 마주쳤던, 그저 비쥬얼이 떨어지는 어리바리한 꼬마라고만 생각했던 녀석이 이정도로, 이정도로-.

"고,고맙습니다 토도상! 토도상한테 이런 칭찬을 듣게되다니,저,정말로 기뻐요! 토도상 무척 굉장하신 분이니까..."

이 토도님을 반하게 만들 줄이야. 마키시마상만큼 멋지다고 생각해요,라던가 하는 뒷말을 자체적으로 삭제-라이벌이긴 하지만 마키쨩보단 내가 더 멋있다는게 정답이니까-하고서라도 이렇게 솔직하고 순수하게 기뻐하고 수줍어하는 귀여운녀석, 흔치 않고말이지. 아마, 아니, 아마가 아니라 확실하게, 녀석의 노래를 들으며 느꼈던 그 오묘하고 난해한 감각은 분명 이 작은아이에게 지독하게 빠져들게 될거라는 시작신호였을것이다.


*

직속선배 마키쨩 따라온 신인 오노다보고 처음엔 비쥬얼이 아니네~하고 신경 안 썼는데 노래듣고 또 순수한 말과 행동에 반하는 토도가 보고싶었다

*

"이야, 이번 곡 누가 썼댔지? 엄청 난해한데 이거..."

[아이돌au/오노른썰]


"그렇긴 하다만 아무리 난해한 곡이라도 이 토도님이 소화할 수 없을리가 없는 것을! 그러니 절대 걱정할 거 없다고 신카이?"

"토도상,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다가 노래 엉망이라고 리플달릴지도 몰라요~?"

"우리는 강하다. 그러니 문제없다."

"후쿠쨩이 그렇다면야 그렇겠지만...역시 귀찮다고, 이런건!"

시끌시끌하고 통제 안 되는 와중에도 저들끼리 소통은 잘 되는건지 이야기의 흐름이 끊기질 않는다. 각자 지급된 악보를 들고 제 할 말하기에 바쁜 이들을 바라보던 매니저는 CD한 장을 바닥에 내려 놓으며 저 시끄러운 목소리들의 틈을 비집고 태연하게 제 할 말을 늘어 놓는것이 꽤나 익숙하다 못해 해탈한 것 처럼 보였다.

"데모음원 여기있으니까 다 들어보고 기간내에 곡해석이나 다 해놔. 그리고 니놈들 곡해석보다 중요한건 타이틀곡 뮤비 주인공으로 섭외할 인물이다. 나도 알아는 보겠지만 니들도 좀 알아봐, 망할놈들아."

아라키타에게 옮았다 주장하는 다소 험학한 말꼬리를 끝으로 매니저는 미련없이 숙소를 나가버렸다. 멤버들도 매니저의 저런 모습이 익숙한지 그러려니 하며 말없이 악보를 정독하던 이즈미다에게 CD를 틀라 시키고 또 시끌시끌한 제멋대로의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주제는 물론 섭외할 인물. 상당히 난해한 곡인만큼 뮤비도 추상적이나 은유적이게 갈 것 같고, 그렇게 흘러갈 내용에는 아무래도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를 꼽는게 모범답안일 것이었다. 단지, 그들에게 배우의 인맥이 그닥 넓지 않단게 문제라면 문제였으니...

"아 망할! 저 매니저놈은 곡해석으로도 머리통 빠개질 것 같은데 왜 또 숙제를 내놓고 가는건데!? 콱 씨!"

"아하하, 하루이틀인가요~ 그것보다 아라키타상은 인맥이 좁아서 추천할 사람도 없으니까 괜히 성내는거 아닌가요요 지금?"

"앙!? 죽고싶냐 마나미?!"

"음...킨조한테 물어볼까..."

"그거 좋은데 후쿠! 그럼 이몸은 마키쨩에게 물어보도록 하지! 두 사람이 추천해주는 인물들중 겹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적격일터!"

"오, 그거 괜찮은데 진파치?"

"토도상치고 괜찮은 생각입니다!"

"왓하하! 당연하지! 하늘은 이 몸에게 세가지나 내려주셨으니까! 미모와 화술, 그리고 노래실려...어이,이즈미다! 나치고라니!"

*

마키랑 킨조, 소호쿠즈는 배우계통으로 둘이 똑같이 오노다 추천해줘서 오노다가 뮤비찍게되고 하코네는 저 어리바리한 녀석이...??? 했다가 소름돋는 연기실력 갭모에에 바큥..! 하는. 책내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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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쇼우소예 :